2,000원짜리 전자책을 읽은 분이 500만 원짜리 서비스를 계약한 적이 있어요. 처음 들으면 운이 좋았던 얘기 같죠. 그런데 이런 일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어요. 책 한 권이 손님을 데려오는 길에는 정해진 순서가 있었거든요. 저는 이 순서를 북퍼널이라고 불러요.
북퍼널,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
북퍼널은 책(Book)과 깔때기(Funnel)를 합친 말이에요. 깔때기는 넓게 들어온 것이 좁은 곳으로 모이는 모양이죠. 콘텐츠로 많은 사람을 만나고, 그중 문제를 풀고 싶은 사람이 책을 사고, 책을 다 읽은 사람 중 일부가 상담과 고가 서비스로 넘어와요.
북퍼널: 저가 전자책 한 권이 고가 서비스 손님을 데려오는 판매 구조
그래서 북퍼널에서는 책 매출을 크게 기대하지 않아요. 2,000원짜리 책은 몇 권이 팔려도 큰돈이 되지 않으니까요. 대신 그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은 이미 나를 믿고 있어요. 상담 자리에서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가 없어져요.
손님이 넘어오는 5단계
계약까지 간 분들의 흐름을 거꾸로 따라가 보면 순서가 거의 같아요.
- 1단계 콘텐츠: 스레드나 유튜브에서 내 글을 처음 봐요. 아직은 구경하는 단계예요.
- 2단계 저가 전자책: 커피 한 잔 값을 내고 책을 사요. 적은 돈이라도 결제했다는 건 "이 문제를 풀고 싶다"는 신호예요.
- 3단계 책 속 다음 걸음: 책을 읽으며 자기 문제를 정확히 알게 되고, 마지막 장에서 다음 행동 하나를 안내받아요.
- 4단계 상담: 1:1 상담에서 내 상황에 맞는 방향을 잡아요.
- 5단계 고가 서비스: 필요하다고 판단한 분이 강의·코칭·컨설팅을 결제해요.
이 다섯 단계 안에 제가 먼저 연락해서 권하는 구간은 없어요. 9년째 이렇게 일하고 있어요.
무료 배포, 전자책 판매와 무엇이 다를까요
전자책으로 손님을 만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예요. 겉보기엔 비슷해도 책을 내는 목적이 달라요.
| 구분 | 무료 배포 | 전자책 판매 | 북퍼널 |
|---|---|---|---|
| 책의 목적 | 사람 모으기 | 책 매출 | 다음 서비스로 안내 |
| 가격 | 0원 | 책 내용 값 | 다음 서비스에 비해 아주 적은 돈 |
| 모이는 사람 | 많지만 흩어지기 쉬워요 | 책 내용이 필요한 사람 | 문제를 풀고 싶은 사람 |
| 마지막 장 | 팔로우 안내 | 책이 끝나요 | 상담 같은 다음 걸음 하나 |
| 잘됐는지 보는 기준 | 팔로워 수 | 판매 부수 | 상담 신청 수 |
무료 배포는 저도 해 봤어요. 2024년 7월, 스레드에서 전자책을 선물로 나눠 줬더니 하루 만에 팔로워가 800명 넘게 늘었어요. 댓글은 241개였고요. 그런데 다섯 달 동안 남은 후기는 열다섯 개였어요.
무료 자료가 너무 흔해져서, 받아 두고 못 읽는 일이 자연스러워졌어요. 받은 분들 잘못으로 볼 일은 아니에요. 그 뒤로 2,000원을 받기 시작했어요. 후기를 빨리 모으려고 정한 얼리버드 가격이었고, 후기가 쌓인 뒤 5,000원으로 올렸어요.
먼저 시작한 원장님들의 흐름
홈페이지에 후기를 남겨 주신 두 원장님의 흐름이 딱 이 구조예요.
비대칭교정센터 시승화 원장님은 자동화 북퍼널을 세팅한 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.
제가 자고 있어도 책이 팔리더라고요. 결제가 다 새벽에 일어났어요.
영어학원 이하나 원장님은 과정을 문의한 분께 전자책을 먼저 읽게 한 뒤 신청을 안내했어요. 책값은 18,000원, 그다음 과정은 480만 원이었어요.
책 다 보시고 480만 원짜리 과정까지 팔립니다.
두 분 모두 책 판매 부수는 중요하지 않았어요. 중요한 건 책이 상담 전에 설명을 끝내 뒀다는 점이에요.
북퍼널을 만드는 순서
책부터 쓰면 순서가 꼬여요. 쓰기 전에 세 가지를 먼저 정해요.
- 누구를 위한 책인가: 내 고가 서비스를 살 사람 한 명을 떠올려요.
- 읽고 나서 무엇을 했으면 하는가: 상담 신청, 뉴스레터 구독처럼 행동 하나만 정해요.
- 그 행동을 어디서 안내할 것인가: 보통 마지막 장이에요. 문은 하나면 충분해요.
노하우를 전부 담을 필요는 없어요. 다 담으면 다음 서비스로 넘어올 이유가 사라져요. 문제를 정확히 짚고 "이건 도움받는 게 빠르겠다"고 느끼게 해 주는 데까지가 책의 몫이에요.
이런 분께는 아직 맞지 않아요
북퍼널이 모든 분께 맞지는 않아요.
- 아직 팔 서비스가 없는 분: 책 다음에 이어질 서비스가 없으면 구조가 돌아가지 않아요. 서비스를 먼저 정해요.
- 책 매출로 돈을 벌고 싶은 분: 북퍼널에서는 책값을 작게 잡아요. 책 판매 수익이 목표라면 설계가 달라져요.
- 당장 빠른 결과가 필요한 분: 콘텐츠로 사람을 모으고 책이 신뢰를 쌓는 데는 시간이 걸려요.
책은 한 번 써 두면 계속 일합니다. 책 속에 제대로 장치를 심어 두면요.